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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암, 치료예후 좋은 편…치료법 발달로 선택지도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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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듣는 질환 A to Z] 부인암-분당서울대병원 다학제팀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습니다. 문제는 정보 창구가 다양해지면서 무분별한 건강정보들이 국민 인식을 흐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헬스경향은 SCIE급 논문 작성 건수, 수상경력, 학회활동 실적 등을 토대로 명의를 선정, 다학제진료 사례를 통해 각 질환에 대해 정확히 알아보는 '명의에게 듣는 질환 A to Z' 기획기사를 연재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부인암은 비교적 좋은 치료성적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치료법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재발과 전이를 반복해도 수술만 할 수 있다면 치료할 수 있어 몸에 이상이 있다면 진료를 받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은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용범 교수.

부인암은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 굉장히 다양한 암종을 갖고 있다. 한마디로 여러 종류의 암을 치료하는 것. 발병나이도 청소년기부터 극노년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부인암은 골반 속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주변 장기로 전이가 매우 흔하다. 결국 전이된 장기를 다루는 과와 협진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행히 부인암은 치료예후가 비교적 좋다. 또 치료제가 발달해 암이 전이되고 병기가 진행돼도 수술이나 항암·면역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김용범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를 만나 부인암의 다학제진료에 대해 자세히 들었다. 

■당시 환자 상태

자궁내막암 4기로 목까지 암이 전이된 환자였다. 4기까지 진행된 경우 대부분 수술하지 않고 항암치료만 하거나 호스피스케어를 한다. 하지만 다학제회의를 통해 수술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고 산부인과를 포함한 비뇨의학과, 유방외과, 이비인후과, 흉부외과, 성형외과 등과 협진해 수술했다.

■8개 진료과 모여 장장 12시간 수술

수술은 총 1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유방외과, 이비인후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성형외과 순으로 수술이 진행됐으며 수술 후에는 혈액종양내과에서 항암화학치료와 면역유지요법을 시행했다. 수술 전후 관리를 위해 마취통증의학과도 참여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며 환자 예후도 매우 좋은 상태다. 수술 및 항암·면역치료 한 지 2년째인데 잘 지내고 있으며 현재는 6주에 한 번씩 병원을 방문해 유지요법을 진행하고 있다. 각 과에서 시행한 치료는 다음과 같다. 

▲산부인과=수술이 가능하다는 결정이 난 후 논의에 따라 수술을 가장 먼저 시행했다. 이에 따라 전자궁 절제술, 양측자궁부속기 절제술, 골반림프절 절제술, 부대동맥림프절 절제술, 대망 절제술, 충수 절제술 등의 수술이 이뤄졌다.

▲비뇨의학과=산부인과 수술에 이어 신장동맥 주변부 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했다.

▲유방외과=유방암 수술은 유방 자체뿐 아니라 암의 전이경로도 제거해야 한다. 이에 따라 유방림프절 절제술, 좌측 액와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했다.

▲이비인후과=경부림프절 절제술 및 좌측 쇄골하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했다.

▲심장혈관흉부외과=심장횡경막림프절 절제술과 종격동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했다.

▲성형외과=좌측 액와림프절부 림프정맥 미세문합술을 시행했다.

▲혈액종양내과=모든 수술이 끝난 후 파클리탁셀-카보블라틴(paclitaxel-carboplatin) 항암화학치료를 3주 간격으로 총 6회 실시했다. 항암화학치료 시행 후에는 펨브롤리주맙 면역유지요법을 6주 간격으로 시행했다.

▲마취통증의학과=12시간에 걸친 장시간 수술이었기 때문에 환자는 수술 후 관리를 위해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했다. 따라서 수술 전후 관리, 특히 수술 후 관리를 위해 협진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다학제회의에는 매주 산부인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방사선종양학과 등이 참여한다. 필요에 따라 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종양외과, 혈액종양내과 등이 참여하기도 하며 진료과마다 협진도 매우 잘 이뤄지고 있다.

■매주 다학제진료 회의 진행…협진 매우 잘 이뤄져

분당서울대병원 다학제진료는 크게 두 분류로 진행된다. 외래시간에 환자를 함께 진료하는 것과 매주 목요일 오전마다 관련 진료과 교수들이 모여 콘퍼런스 형식으로 진행하는 경우이다.

중요한 논의의 대부분은 매주 회의에서 나온다. 매주 하는데도 빠지는 진료과가 없다. 다학제진료에 매주 참여하는 진료과는 ▲산부인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방사선종양학과 등이며 필요에 따라 외과, 이비인후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종양외과, 혈액종양내과 등이 참여하기도 한다. 각 진료과마다 협진도 매우 잘 이뤄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현재는 파업상황으로 인해 회의가 잠정 중단된 상태이다.

■수술여부 논의하며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 선택

정기회의에 모이면 다함께 환자 병변부터 확인한다. 병변위치에 해당하는 진료과 전문의를 추가로 소집해 회의를 진행하는데 이때 수술이 가능한지, 수술은 어떤 순서로 할 것인지, 수술 후 관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

수술이 불가능한 사례도 있는데 이 경우 항암치료와 면역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는지 논의하는 등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을 선택한다.

특히 여러 암에 걸린 환자의 경우 어떤 치료가 가장 좋을지, 어떤 수술부터 할 것인지 등에 대해 논의한다. 예를 들어 유방암과 난소암을 동시에 갖고 있는 환자에 대해서는 유방암부터 수술하거나 항암치료를 할지, 난소암부터 할지에 대해 결정하는 것이다. 김용범 교수는 "다른 과와 협진하지 않았다면 환자를 붙잡고만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발견 어려워도 정기검진은 꼭 해야

주요 부인암에는 난소암, 자궁경부암, 자궁체부암(자궁내막암) 등이 있는데 이 중 자궁경부암만 조기발견이 가능하다. 반면 난소암과 자궁체부암은 조기발견 검진프로그램이 확립되지 않았다. 미리 발견하는 효과가 없고 발견할 방법 자체도 없기 때문이다. 전조증상과 초기증상이 없는 비특이적인 암인 것이다. 하지만 조기발견이 어렵다고 건강검진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조기발견이 가능한 암종이 있을 뿐 아니라 암이 아니더라도 비특이적인 증상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증상이 없거나 조기발견방법이 없다고 너무 걱정하지는 않아도 된다. 김용범 교수는 "부인암은 비교적 좋은 치료성적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치료법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특히 재발과 전이를 반복해도 수술만 할 수 있다면 치료할 수 있어 몸에 이상이 있다면 진료를 받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 자연치유를 하겠다거나 시골로 내려가 살겠다는 등의 말은 하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 암 다학제진료에서 각 진료과가 맡는 역할

영상의학과·핵의학과 : 병변 위치, 수술적 제거 가능성, 암병변 가능성 여부 판단

병리과 : 정확한 암병변 여부, 전이여부, 세포형 판정에 따른 치료법 결정

마취통증의학과 : 고위험수술군의 협진, 말기암환자 통증 조절

방사선종양학과·신경외과 : 방사선치료, 감마나이프

혈액종양내과 : 임상시험 가능 여부, 새로운 견해 토의

재활의학과 : 치료 후 재활, 임파부종, 말초신경병증, 골관절수술 후 재활

내분비내과·순환기내과·신장내과 : 고위험수술군 협진, 치료 후 해당 질환 진료

외과(대장항문, 간담췌, 위장소장) : 비뇨의학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이비인후과, 성형외과 등과 협진해 수술 및 수술부위 복원

산부인과·산과·생식내분비 : 가임력 보존, 치료 후 임신과 분만

가정간호·장루교육실 : 말기암환자 재택진료, 장루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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