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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팩트(227)] 단호박 항암효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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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팩트(227)] 단호박 항암효과 있다?

'단호박이 항암효과가 있다'를 명제로 기존 국내외 연구 자료와 국립암센터 가이드라인,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를 바탕으로 검증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온라인 블로그 게시물들을 보면 질병을 예방한다며 특정 과일이나 채소를 섭취할 것을 추천하는 글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글을 보고 해당 식품만을 섭취하려고 하거나 특정 성분을 영양제로 복용하려는 생각이 들기 쉽다.

한 블로그 게시물에는 "단호박은 함유된 베타카로틴이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되고 항산화제 역할을 해 항암 효과가 있다"는 말이 있다. 이에 '단호박이 항암효과가 있다'를 명제로 기존 국내외 연구 자료와 국립암센터 가이드라인,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를 바탕으로 검증했다.

◇ 항산화제, 음식 통해 섭취해야 항암 효과 있어

식약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서 단호박 영양성분을 검색한 결과, 베타카로틴이 함유됐다는 사실은 확인됐다. 베타카로틴은 단호박 100g당 3.00㎍(마이크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베타카로틴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면 암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고 밝힌 논문이 지난 1981년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바 있다. 연구진은 사람의 암 위험이 식이성 베타카로틴과 역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전했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A로 변환돼 항산화 기능을 한다.

1992년 'Nutrition and Cancer' 학술지에 실린 논문에서도 과일 및 야채 섭취가 적은 사람이 섭취가 많은 사람 대비 암 발병 위험이 약 2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충제 형태로 항산화제를 복용하는 것이 암 예방에 좋은지 확인하는 연구들도 잇따랐다. 과일, 채소에 함유된 항산화제는 비타민C, 비타민E, 비타민A 등 다양하다.

한국 국립암센터는 지난해 11월 보도자료에서 "비타민C를 음식을 통해 섭취할 때는 폐암의 위험성을 낮추지만, 영양제와 같은 보충제의 형태로 섭취하는 경우에는 효과가 없다"고 밝혔다. 보도자료에서 명승권 국립암센터 교수는 1992년부터 2018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20건의 코호트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명 교수는 "사람을 대상으로 관찰하는 역학연구를 종합하면,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경우 암과 심혈관 질환 발생을 30% 내외로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그 이유 중의 하나로 과일과 채소에는 암을 유발하는 활성산소종을 억제하는 항산화제가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명 교수는 "음식을 통한 비타민C 섭취는 폐암의 위험성을 18% 낮추는 반면, 영양제와 같이 보충제의 형태로 섭취하는 경우에는 효과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폐암 문제로는 흡연자가 주요 연구 대상이 됐다. 1996년 의학 저널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을 통해 알려진 연구에 따르면 매일 베타카로틴 30㎎과 비타민A 2만5,000IU를 보충 섭취하도록 하고 4년 관찰한 결과 긍정적인 효과를 발견할 수 없었다. 연구진은 폐암 및 심혈관 질환에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흡연자 △흡연 경험자 △석면 노출 노동자 등 1만8,314명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 국가암정보센터, 암 예방 식생활로 '균형 잡힌 식사' 안내

단호박은 국가암정보센터가 제시한 식품 목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국가암정보센터

여러 연구에서 전문가들은 개별 항산화제를 보충 영양제로 복용하는 것은 암 예방에 효과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학계는 다양한 영양분간 시너지 효과에 주목했다.

2004년 'The Journal of Nutrition' 학술지에는 과일과 채소의 항암 효과는 파이토케미컬(식물생리활성물질)과 항산화 영양성분의 조합으로 이뤄진다는 논문이 실렸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과일, 채소, 곡물에는 5,000개 이상의 파이토케미컬이 있다.

논문은 식품 내에 있는 파이토케미컬의 천연 조합은 영양제로 흉내 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매일 다양한 과일, 채소, 통곡물 섭취를 늘리는 것이 건강을 지키고 만성 질환 위험을 줄이는 실용적인 전략이라고 밝혔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파이토케미컬은 식물성 식품에 미량 함유된 성분으로 신체 내에서 항산화 작용, 해독작용, 면역기능 증진, 호르몬 역할조절 및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죽이는 작용을 한다. 파이토케미컬로는 플라보노이드, 폴리페놀, 이소플라본, 설포라펜, 리모넨 등이 있다. 다양한 파이토케미컬의 시너지 효과를 얻는 방법은 식품 상태로 섭취하는 것이다.

국립암센터가 운영하는 국가암정보센터는 홈페이지에서 암 예방 식생활을 안내하고 있다. 국가암정보센터는 "균형 잡힌 식사를 위해 매끼 여섯 가지 식품군(곡류, 채소류, 콩류, 과일류, 유제품류, 당류)을 골고루 섭취"하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또한 채소와 과일이 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도 명시했다. 국가암정보센터는 "충분한 채소와 과일 섭취는 각종 암 예방(대장암, 위암, 직장암)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며 "채소와 과일에 들어있는 항산화비타민, 무기질, 섬유소, 파이토케미칼 등이 암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호박은 국가암정보센터가 제시한 식품 목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베타카로틴은 녹황색채소인 고구마, 당근, 늙은 호박, 단호박, 망고, 시금치 등에 함유돼 있다. 과일류로는 살구, 감귤류, 단감 등이 해당한다. 이 채소 및 과일들에 대해 국가암정보센터는 "노화지연, 폐기능 증진 및 항암효과가 있음"이라고 안내했다.

검증 결과, 과일과 채소를 음식으로 섭취하면 암 예방효과가 있다는 연구를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 국가암정보센터는 다채로운 식단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라고 안내하고 단호박을 항암효과가 있는 채소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해외 연구들에선 항산화제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파이토케미컬의 시너지 효과가 건강에 이점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하면 균형 잡힌 식사가 전제돼야 항암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단호박이 항암효과가 있다'는 명제는 '절반의 사실'로 판단한다.

※ 최종결론 : 절반의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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