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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을 빛낸 사람들' 선정 이명환 전 서울대 소화기내과 전임의 - 신장이식 전 담낭결석 등 위험인자 있으면 담낭절제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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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신장이식(Kidney transplantation)은 말기신부전 환자에게 좋은 치료법이다. 그러나, 이식 공여자의 수가 적어 많은 말기신부전 환자들이 이식 대기를 해야 한다. 장기이식센터에서는 이식 후 생존기간 향상과 이식된 신장의 기능 소실 예방을 위해 이식 대기자의 이식 전 평가를 진행한다. 이식 전 평가에서 무증상 담낭결석은 흔히 발견되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치료 및 추적관찰 가이드라인은 명확히 수립되어 있지 않다. 이에 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연구진은 이식 전 평가에서 발견된 무증상 담낭결석에 대하여 이식 전 담낭절제술의 효용성을 밝히고자 '신장이식 수혜자의 무증상 담낭 결석: 치료해야 합니까? 후향적 코호트 연구'라는 논문으로 연구를 진행해 신장이식 대기자 중 위험인자를 동반한 담낭결석이 있으면 이식 전 담낭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는 유의미한 연구 결과를 도출해 냈다. 이 논문의 제1저자(단독)인 이명환 전임의는 이 논문으로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한빛사)'에 선정되었다. 이명환 전임의를 만나 연구논문 내용 및 신장이식과 담낭절제술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우리나라 신장이식 및 대기 현황은?

고형 장기 이식의 급속한 증가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이식환자의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내 장기이식 중 신장이식의 경우 2010년 1,264건, 2014년 1,809건, 2018년 2,108건, 2022년 2,028건이 시행되었습니다. 2022년의 공여자에 따른 이식환자의 분포의 경우 생체이식이 67%로 뇌사자이식보다 많았습니다. 2022년 3월 말 기준, 우리나라에서 신장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29,530명입니다. 또한, 2017년에 비해 신장 이식 대기 환자가 9,000 명가량이나 늘어났을 정도로 매해 많은 환자들이 새롭게 신장 이식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신장 이식 전 평가는 왜 필요하고 어떤 검사를 하는지? 그중에 소화기내과 의사의 역할은? 

신장이식은 말기신부전 환자에게 좋은 치료방법 중 하나이지만 이식 공여자 부족이라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장이식 수혜자들의 생존기간 향상과 이식된 신장의 2차적인 기능 소실 예방을 위해 이식 전 평가를 시행합니다. 혈액검사, 영상의학 검사 (USG, CT, MRI 등), 내시경검사를 포함한 다양한 검사들을 시행하고 이를 통해 감염성질환, 악성질환 등을 사전에 확인합니다. 소화기내과에서는 복부 초음파, 내시경검사 등의 검사를 담당하며 검사 결과를 확인 후 소화기질환을 진단 및 치료하고 이식 가능여부를 다학제적으로 결정합니다.

이식 전 평가에서 담낭결석이 있지만, 현재 증상이 없을 수도 있는데 어떤 경우에 담낭절제술을 받아야 하는지? 

이식 대기자가 아닌 일반 인구에서 발견된 담낭결석은 증상과 합병증 동반 여부에 근거하여 치료를 결정합니다. 일반 인구집단에서 발견된 무증상 담낭결석은 담낭절제술의 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신장 이식을 받은 환자들의 경우 무증상 담낭결석을 경과 관찰 하게 되면 18~39%에서 수술을 필요로 하는 담낭결석으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담낭결석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 후 수술을 받게 될 경우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 및 사망률이 증가됨은 기존의 여러 연구들에서 확인되었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신장이식 대기자 및 수혜자에서 예방적 담낭 절제술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하여는 아직까지 명확히 정립된 가이드라인이 없어 대부분의 이식 센터에서는 이식 전 평가에서 담낭 결석이 발견되어도 일반적으로 예방적 담낭절제술을 시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본 연구진은 담관계 합병증 예방 및 수술 후 합병증 감소에 기여하는 신장 이식 전 담낭절제술의 역할을 확인하고자 하였습니다.

후향적 코호트 연구로 2,295명의 신장이식 수혜자와 3,443명의 이식 대기자들을 분석하였고, 이식 전 담낭절제술을 시행한 그룹이 이식 후 담낭절제술을 시행한 그룹에 비하여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수술 후 합병증이 낮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다발성 결석, 담낭벽의 비후, 담낭결석의 크기 1cm 이상이 담관계 합병증 발생의 위험인자임을 확인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신장 이식 후 담낭결석으로 인한 담관계 합병증이 발생하여 담낭절제술을 시행 시 수술 후 합병증의 빈도 및 중증도가 높아지므로, 신장 이식 대기자 중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이식 전 담낭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담낭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은?

담낭은 보통 "쓸개"라고도 부르며 주머니 같은 구조로 담즙을 농축하고 저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담즙은 간에서 형성되며 담도를 통하여 내려와 담낭에 저장이 되었다가 식사를 하게 되면 담낭에서 담즙을 소화관으로 분비합니다. 이러한 담즙은 소화를 담당하는 액체로 특히 지방과 지용성 비타민의 소화를 도와줍니다. 

담낭의 질환에는 대표적으로 담낭결석, 담낭용종, 담낭염, 담낭암 등이 있으며 그중 담낭결석이 가장 흔합니다. 이러한 담낭질환의 치료를 위해서는 적응증에 해당될 경우 담낭절제술을 시행합니다. 수술 후 환자들은 메스꺼움, 구토, 속 쓰림, 소화불량 (특히, 기름진 음식을 먹었을 때), 설사, 황달, 간헐적인 복통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이, 운동, 금주 및 금연을 통한 생활습관 교정이 큰 도움이 됩니다. 과식은 줄이고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었을 경우 소화불량, 설사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지방이 적은 음식을 먹다가 점점 양을 늘려 평소 식사하듯이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담낭절제술 후 한 달 정도는 복부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을 할 경우 탈장 등의 합병증이 생겨 재수술이 필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그 이외에 가벼운 운동과 일상생활은 가능합니다. 수술 후 합병증의 예방법에 대해 확립된 것은 없으나 최대한 원인이 되는 것들을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히, 폭음이나 폭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며, 체중조절을 잘해야 하겠습니다.

신장이식 후에도 정기적인 내시경검사가 필요한지?

일반인의 경우 위내시경은 40세 이후 2년 주기로, 대장내시경은 50세 이후 3~5년 주기로 실시하나, 장기이식환자는 이식 후 최소한 2년에 1회씩 위·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최근 장기이식 술기와 장기이식 시 거부반응을 막기 위해 복용하는 면역억제제의 발전으로 이식신장의 생존율은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지만, 이식 후 종양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대표적으로 신장이식환자에서 대장암 발생위험도가 12배 증가한다는 코호트 조사결과도 밝혀진 바 있어 신장 이식 후 소화기계 암의 조기발견을 위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에 대해 소개한다면.



저는 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간연구소(Liver Research Institute, Seoul National University) 소속으로 신장내과 장기이식센터와 협동하여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서울대학교 간연구소는 다양한 소화기질환의 역학과 병인, 병태생리 규명을 위한 제반 연구와, 진단 및 치료법을 개선하는 기술 연구, 적극적인 학문 교류에 전념해 온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도 국내외에서 다양한 연구성과를 내며 소화기내과학 발전을 선도하는 기관입니다.

연구활동 하면서 느낀 자부심, 보람과 앞으로의 계획은?



의학이라는 학문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변화하는 분야입니다. 변화가 빠른 만큼 새로운 기술 도입과 치료법 개발이 이루어지고 해결되지 않은 궁금증 또한 많음을 매번 느낍니다. 임상의사로서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가 무엇일지 고민하는 작은 궁금증에서 시작된 위 연구가 신장이식을 준비하고, 신장이식을 받은 환자들의 담낭결석 치료방향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어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여러 소화기내과 질환들의 최적의 진단 및 치료지침 개발을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이러한 여러 연구의 결과들이 추후 좋은 가이드라인 수립의 근거자료로 사용되어 많은 환자들이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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