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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NASA 출신 존 리 "다른나라 안 간 곳, 한국은 갈 수 있다"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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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NASA'(미국항공우주국)로 불리는 우주항공청(이하 우주청)은 민간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열 수 있을까.

윤영빈 우주항공청장 내정자(가운데), 존 리 임부본부장 내정자(왼쪽), 노경원 차장 내정자가 2일 오후 간담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오는 27일 출범하는 우주항공청 윤영빈 청장 내정자, 노경원 차장 내정자, 존 리(John Lee) 우주항공임무 본부장 내정자는 2일 서울 종로구에서 간담회를 열고 운영비전을 밝혔다. 윤 내정자는 "기존의 정부 주도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과의 역할 분담을 재정립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성능, 결과가 중요했는데 민간 주도로 바뀌면서 (우주 산업에서) '비용을 얼마나 줄일 수 있냐'가 중요해졌다"며"(미국 스페이스X처럼) 수십 번 쏘겠다는 (재활용 가능한) 발사체가 나왔는데 (우리 기술과는) 여전히 격차가 크지만, 이를 줄여나갈 방안을 치밀하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발사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윤영빈 우주항공청장 내정자는 발사체 전문가로 발사체 비용 낮추는 일을 당면 과제로 꼽았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민간 업체가 위성, 소형 발사 서비스 등 상업용 우주개발을 주도하면 우주청을 비롯한 정부 기관은 성공 확률이 낮은 장기적인 미션을 추진하는 형태로 역할 분담이 될 전망이다. 윤 내정자는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 항공우주공학과 박사 학위를 받은 우주 전문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차세대우주추진연구센터(ERC) 센터장을 맡는 등 약 40년 간 발사체 연구에 집중해 왔다.

NASA에서 30년 간 근무한 존 리 내정자는 국제적 네트워크와 대형 프로젝트를 이끈 경험 때문에 기대를 받는 인물이다. 그는 "목표 지향, 국제표준, 핵심가치 등 세 가지를 갖추겠다"면서 NASA의 문화처럼 구성원들의 팀워크를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밝혔다. 존 리 내정자는 "한국에서 처음 하는 우주 미션, 다른 나라가 안 가본 곳을 갈 수 있다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주항공청 초대 지휘부는 고급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채용에 민간업계 출신도 다수 지원했다고 한다. 연합뉴스

우주청 개청이 임박한 상황에서 신임 지휘부는 발사체, 위성, 발사 서비스 등 3가지를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 등이 선점하고 있는 산업 분야다. 이와 관련, 윤 내정자는 "우주청 개청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벤치마킹 사례로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있다. 단계별로 올라갈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존 리 내정자 역시 "잠재력을 보고 어떻게 현실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내가 할 역할은 물(연구개발)을 더 부어야 한다는 거다. (민간 분야를 포함해) 윈윈하는 관계로 우리나라 전체가 같이 올라갈 수 있는 계획을 짜야 우주청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개발 실무를 맡을 각 부문장 인선도 언급됐다. 윤 내정자는 "임무본부 산하 부문장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굉장히 심사숙고하고 있어 약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존 리 내정자는 평소 '라그랑주점' 탐사가 한국의 대표 우주 미션이 돼야 한다고 밝혀 왔다. 지난해 우주청 설립 논의 단계에서부터 제안서를 낼 정도였다. 라그랑주점은 태양과 지구 간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5개의 점이다. 이 중 태양, 지구와 삼각 꼭지점을 이루는 L4점은 완전평형점으로 안전성이 높아 우주정거장 건설 등에 적합한 곳으로 꼽힌다. 존 리 내정자는 제안서에서 '한국이 L4에 인류 최초 탐사선 보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선 "라그랑주점 탐사를 포함해 전반적으로 검토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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