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전북서 인민군에 기독교인 104명 희생…진화위 '후속 조치' 권고

직권조사로 전국서 종교인 희생자 약 1700명 파악

인민군 후퇴기 60명 희생…1호 변호사 홍재기 등 포함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2024-04-17 08:00 송고

한국전쟁(6·25전쟁) 전후 인민군 등 적대세력에 의해 전북지역 기독교인 100여명이 희생된 사건과 관련해 진실규명 결정이 내려졌다.

17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열린 제76차 위원회에서 이같이 판단하고 국가와 관련 부처 등에 후속 조치를 권고했다.

종교인 희생 사건은 한국전쟁 전후 인민군·지방 좌익·빨치산 등 적대세력에 의해 기독교(개신교)·천주교·천도교·유교·불교·원불교 등 종교인들이 전국 광범위한 지역에서 희생된 사건이다.

진화위는 관련 연구용역을 통해 한국전쟁 전후로 많은 종교인이 희생된 사실을 파악하고 2022년 5월 24일부터 직권조사를 진행했다. 이에 종교연합·종교별 교단과 교회 등을 거쳐 종교인 희생자 약 1700명의 명단을 파악했다.

진화위는 종교인 희생 사건 중 첫 번째로 전북지역에서 기독교인 104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이 사건은 1950년 7월부터 11월까지 4개월에 걸쳐 발생했다. 특히 인민군 퇴각기인 1950년 9월 28일 무렵에 전체 진실규명대상자(104명)의 57.7%(60명)가 희생됐다.

희생자 중 남성이 76.9%(80명)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연령별로는 40대가 26%(27명)로 가장 많았다.

이들의 희생 원인은 기독교인의 우익활동, 공산주의를 피해 월남한 기독교인 등을 적대시한 세력이 기독교를 좌익에 비협조적이라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또한 예배당 사용 문제를 놓고 기독교와 인민위원회 사이에 갈등이 있었고 기독교가 미국 선교사와 밀접한 관계에 있어 '친미 세력'으로 여겨졌다.

희생자 중에는 대한민국 1호 변호사 홍재기를 비롯해 제헌국회의원 백형남‧윤석구 등 지역 내 주요 인사와 김성원‧김종한‧김주현‧안덕윤‧이재규‧임종헌 목사와 전도사 등이 포함됐다.

전북 지역 희생자는 군산에서 28명(26.9%)이 나왔고 김제(23명), 정읍(17명) 등에서도 많은 희생자가 파악됐다.

진화위는 국가에 북한 정권의 사과 촉구,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공식 사과, 피해회복과 추모사업 지원 등 후속 조치, 평화‧인권 교육 강화 등을 권고했다. 진화위 관계자는 "이번 진실규명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발생한 한국전쟁 시기 적대세력에 의한 종교인 희생 사건을 종교별·지역별로 나눠 순차적으로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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